나이슬리
(조경 - 어나더가든)
나이슬리는 강릉역 인근 골목의 작은 식당이다. 처음 만난 낡은 주택은 몇 년째 방치되어 담장이 반쯤 허물어진 채 있었다. 황량한 마당은 집에 속하지도 골목에 속하지도 않았고 집과 골목사이에는 머무를 만한 장소가 없었다. 우리는 이 주택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는 식당으로 바꾸기 위해 골목과 마당, 집의 관계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 땅의 경계에 따라 새롭게 이어지는 담장은 안방이었던 공간을 만나 집 안을 관통한다. 담장에 의해 외부로 규정된 실내는 무거운 가방을 가지고 방문한 여행객들이 식당 앞에 도착해 한숨 돌리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이웃들을 위한 정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다시 뒷마당 쪽으로 이어지는 담장은 사선의 땅을 계단식으로 경계 지으며 작은 정원들을 골목과 공유한다. 담장이 세워짐으로써 아늑해진 안마당은 풍성한 정원이 되고 다시 식당은 정원을 향해 활짝 열린다.
↑ 집과 골목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마당
↑ 담장을 통해 명확해진 마당과 골목의 경계